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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 우연철학과 제왕학의 실천학

 

강사 : 박영우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강의시간 : 월요일 18:30~20:00

『주역』은 오경 중의 하나이다. 오경, 즉 『시경』, 『서경』(상서), 『춘추경』, 『예경』 및 『주역』 은 고대 중국과 한국의 제왕학의 핵심을 이루는 과목이었다. 천하의 평화를 획득하기 위해 ‘상도’(常道)의 질서를 유지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이다. ‘상도’란 인간 세계의 변함없는 원리를 제도화하는데 목적을 둔다. 그러나 인간세계는 역설적이게도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 오경은 기본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규칙성과 안정성의 원리를 적용하여 평안한 일상을 꾀하자는 취지가 핵심이다.

그런데,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는 까닭에 오경, 즉 상도의 원리로 해결치 못하는 사태 또한 비일비재하다. 어떤 사태는 인간의 운명을 바꾸거나 심지어는 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명운을 송두리째 앗아가기도 한다. 주역은 바로 이러한 우연성이 일으키는 사태에 대응하고자 만든 경전이다. 즉 주역은 상도의 필연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우연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해결하려는 특징을 지니므로 기타 경전과는 근본적으로 경전의 의미가 다른 과목임을 이해해야 한다.

『주역』은 ‘변화’(變,changes)와 ‘상징’(象,symbols)의 철학을 중심주제로 처리하는 경전이다. 또한 ‘언어’(辭,wordings)와 ‘이기’(器,material civilizations)의 철학 또한 제외될 수 없는 주역의 핵심 주제이다. ‘변화’, ‘상징’, ‘언어’, ‘이기’ 이 네 범주는 우연적 현상이 야기하는 일상생활 질서의 파괴에 대한 대응과 관련되며, 변화된 국면을 어떤 새로운 사회구조로 건립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귀착하게 한다.

『주역』의 철학은 문명 건설의 원리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최고통치자(제왕)를 위해 덕의 통치 원리를 제시하고, 시의적절한 행동 능력을 배양하는 철학을 설파한다. 생성과 완성의 원리 그리고 그 무궁한 변주(variation)들을 보여주는 텍스트로서의 성격 때문에 『주역』은 역대 통치자들 그룹들에게 있어서 전공필수와도 같은 교과서로서 기능하여 왔다. 멀리 춘추시대로부터 괴로운 현실세계를 벗어나는 방법론을 주역의 원리를 참고함으로써 획득하여 왔으며,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고 하였던 송명 시대의 사대부들 또한 성리학적 체계를 기초짓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주역의 원리를 차용하였다. 개인의 운명을 스스로 주재하고자 하는 수많은 지식인들 또한 주역으로부터 그 열쇠를 얻어왔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쳐, 주역의 역사는 매우 방대한 성과를 축적하였다. 그런데 이 방대한 축적물이 오히려 주역을 이해해 보려는 입문자에게는 만만지 않은 장애물이 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강의는 2,500년 이상의 주역의 발전사를 간략히 소개하면서, 입문자들에게 좀 더 철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강의 계획]

1주: 주역, 오경(五經) 중의 역할

2주: 역학사(易學史) 간략-역경(易經), 역전(易傳), 역학(易學)

3주: 역경의 특징과 의미

4주: 역전의 특징과 의미(1)-단전(彖傳)과 상전(象傳), 문언전(文言傳)

5주: 역전의 특징과 의미(2)-계사전(繫辭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

6주: 역대 역학 이론의 변천(1)-한대의 상수학-금문경학(今文經學)과 정현의 『역위주(易緯注)』

7주: 역대 역학 이론의 변천(2)-왕필의 『주역주(周易注)』와 당대의 『주역정의(周易正義)』

8주: 역대 역학 이론의 변천(3)-주자 『주역본의(周易本義)』와 청대 한학(漢學)

 

주교재 : 정병석,『주역』(상.하),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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