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로 읽는 장자 철학
강사 : 박원재
(중앙대학교 대학원 강사)
강의시간 : 금요일 19:00~20:30
『장자(莊子)』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그것은 삶의 우주적 깊이를 통찰하고 있는 실존적 영감으로 가득 찬 책으로 숭배되는가 하면, 치열한 현실에서 패배한 몰락한 귀족계급의 현실도피적인 넋두리로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또 그런가 하면 그것은 고도의 수사(修辭)를 갖춘 한 편의 문학서로 읽히기도 하고, 심미적 감수성으로 충만한 동아시아 예술정신의 원천으로 칭송받기도 한다. 여기에다 모든 세속적 가치를 초월한 탈속적 자유의 상징 혹은 전근대과 탈근대를 무시로 넘나드는 철학적 사유의 보고로까지 극찬되는 평가까지 고려하면, 장자는 그야말로 천의 얼굴을 가진 텍스트라고 하지 아닐 수 없다.
‘텍스트’의 개방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각들은 장자 해석에 있어 저마다 나름의 지분을 갖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자의 기본 성격을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철학서라는 데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은 중국철학의 황금기를 수놓은 제자백가서 가운데 당시의 철학적 담론의 풍경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이는 장자에 대한 기본적이며 적실한 접근은 일차적으로 철학적 이해에 바탕을 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본 강의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어 장자의 중심적인 표현법인 우화를 징검다리로 삼아 장자철학의 문제의식과 그 접근방식을 함께 살핀다.
[강의 계획]
1주: 참된 삶의 길이 장차 천하사람들에 의해 갈가리 찢어질 것이다― 장자철학의 문제의식
2주: 혼돈의 죽음 ― 언어의 기능과 주관성의 구조에 대한 성찰
3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 담론들의 본성
4주: 대붕의 비상 ― ‘구성된 마음[成心]’ 해체하기
5주: 포정(庖丁)의 소 잡기 ― 마음에서 몸으로
6주: 닷 말 들이 표주박 사용법 ― ‘쓸모없음’의 재발견
7주: 왕의 여인이 된 시골여자의 후회 ― 죽음과 화해하는 방법
8주: 나비 꿈 ― 타자와의 소통으로 나아가는 길
주교재: 강의안(매 강의 시간에 다룰 우화의 원문과 번역문 강사 직접 배부 예정)
부교재: 『장자』(시중의 어떤 번역본이라도 무방)